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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주의 개혁신앙과 교회생활] 교회와 대학교
언약 2014-07-28 추천 2 댓글 0 조회 287

2. 칼빈주의 개혁신앙과 교회생활(1) 교회와 대학교

 

고신교회는 고신대학교대학병원을 직영하다 현재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큰 기관을 운영하려면 이따금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대범한 분들이 혹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 기관들을 직영해 오다, 보이는 유형재산보다 엄청난 무형재산을 잃어버림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바로 말하면 고신교회가 영적인 파산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영적유산이란 수천억 원의 금전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어쩌다 고신교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교회(특별히 목사직을 가진 분들)가 직접 해야 할 일의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별하지 않고 감당 못할 일을 맡아 해왔기 때문이다.

 

교회는 꼭 해야 할 사명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교회가 그 영역의 한계를 벗어날 때 화를 초래하고 속화의 문을 트게 된다. 교회는 교회(신자)의 영적인 성장과 관리, 구제, 전도, 선교가 그 사명의 영역이다.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은 교회에 이 영역에 대한 사명을 주시고 주권을 맡겨 행사하게 하셨다. 일반 기독교학교교육(,,,)이나 병원은 그 목적이 아무리 고상해도 교회가 직접 할 사명의 영역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세계 개혁주의교회들은 이런 '영역주권'의 원리를 이해하고 지난 세기를 살아 왔다. 이런 개혁주의 생활원리는 화란 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 박사가 개발 발표한 후에, 거의 모든 개혁주의 교회들은 이를 칼빈주의 교회생활의 바른 원리로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생활에 적용해 왔다. 19세기 중반 화란과 주변세계에서는 국가가 거의 절대권력을 가지고 교회와 교육을 지배했다.

 

이때 카이퍼는 정부로부터의 교회의 자유와 학교교육의 자유를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칼빈주의는 우주적 체계이다. 하나님은 우주적 절대주권을 가지고 계신다. 이 절대주권자 되시는 주 하나님은 가정, 교회, 학교, 국가 각 영역에 고유한 주권을 주셔서 다스려 가신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하나님은 가정영역에는 교회의 목사도 국가권력도 침해할 수 없는 부부와 부모에게 주어진 주권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와 학교도 마찬가지다. 교회에 주어진 설교, 권징 등의 영역주권은 국가나 어느 권력이 침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학교교육의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학교교육은 원래 부모의 권리와 사명에 속한다. 부모는 복합사회 속에서 자녀교육을 스스로 다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자녀들을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6:4) 하기 위해 힘을 모아 학교를 세워 합의된 교육철학의 기반 위에서 교육을 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영역에 대한 주권은 부모에게 주어진 것이고, 교회나 정부에게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 건설에 협력하는 의미에서 학교를 돕고, 국가는 국민의 보편적 복리와 계발을 위해 학교가 잘 되어 가도록 협력하는 것이다.

 

이런 원리 위에 카이퍼는 1880년에 자신이 중심이 되어 암스텔담에 국가와 교회로부터 독립된 첫번째 대학인 '자유대학'을 세우고, 개교 연설에서 '영역주권'이란 제목으로 그의 이론을 학술적으로 밝혔다. 그 후 1898년 미국 프린스톤 신학교로부터 강의 초청을 받고, '칼빈주의'(한국말로 번역되어 출판됨)라는 제목으로 연속 강의했을 때 국가, 사회, 교회 영역의 주권을 취급함으로 하나님 주권하의 다원적인 주권 견해를 펼쳤던 것이다.

 

이 때 프린스톤에는 칼빈주의 3대학자 중 다른 한분인 워필드 박사가 있었고, 뒤에 제28 대 미대통령이 된 윌손이 프린스톤 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로 있었다. 이에 미국개혁주의 교회들은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에 크게 감명받게 되었고, 교회생활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결과 특수한 경우를 제하고는 교회가 학교를 직영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 교회의 학교직영을 합당하지 않게 보는 영역주권의 이론이 개혁주의 교회 신자들의 교육열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가 물을 수 있다.

 

현실은 정반대이다. 개혁교회 부모들이 가진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은 어느 교회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강하다. 개혁교회가 있는 곳에는 거의 예외 없이 초, , 고등학교가 있다. 개혁교회 신자들은 그들의 힘이 미치는 한 기독교 교육철학에 근거한 대학교도 설립하여 하나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 한다. 주권영역에 대한 이해가 교육에 대한 사명의식을 더 갖게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혁주의 교회세계에서는 교회가 학교를 직영하는 일이 거의 없고 학교교육을 위해 적극적인 협력자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교회는 모든 부모들과 신자들이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함으로 간접적인 교육 참여자가 되고 있다.

 

고신교회는 처음 신학대학(신학교)만 직영하다 1980년대에 들어 대학교육을 통한 사회 각 영역에서의 하나님 나라 건설 봉사라는 목적을 가지고 일반 기독교대학 직영에 뛰어 들었다. 결과 교회가 핵심적으로 여겨온 목사후보생 양성 기관인 신학교는 차츰 제도나 관심에서 밀려났다. 당시 역사적인 환경에 의해 어쩌다 교회가 '대학과 병원'을 직영하는 형편이 되었다 하더라도, 점차적으로 교회가 해야 할 영역과 협력만을 해야 할 영역을 살펴 구별하고, 제도상의 개혁을 하고 새로운 정비를 했어야 했다.

 

1990년대에 총회 안에는 이를 위해 신학대학원부터 먼저 독립된 '대학원 대학교'로 만들자는 운동이 있었고, 총회적 합의도 있었다. 그러나 그 후 교회 지도자들의 무성의와 무관심 때문에 진전이 없었다. 고신교회(지도자들)는 신학대학원을 포함한 대학교와 대학병원을 교회가 소유하고 직영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이 큰 재단의 임원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결과 '고신교회의 바벨론 포로'라고 칭할 만한 관선이사체제의 불명예와 재단법인을 이끌어 오던 분들이 법정 앞에서 수욕을 당하는 일도 생겨났다.

 

고신의 얼굴인 지도자 목사들이 교회영역에서 신령한 의무에만 충실해 왔던들 이런 일은 결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신교회는 이런 치욕과 무서운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제 교회가 자기 주권영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을 억지로라도 조금 배우게 된 것 같다. 이제 고신교회는 이 치욕을 주께서 주신 징계로 받아드리고 겸허한 자리에서 제도적 개혁을 대담하게 단행해야 한다. 교회는 자신의 주권영역으로 돌아와 교회 자체의 권리와 의무에만 성실하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고신교회는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대학원만을 독립시켜 충실하게 직영, 감독하기로 하고, 대학교와 대학병원을 위해서는 협력자로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계속]

 

허순길 목사(전 고려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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