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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교회와 성탄절 기념
언약 2014-07-28 추천 2 댓글 0 조회 188

개혁주의 교회와 성탄절 기념

허 순 길 박사(전 고려신학대학원장)

 

성탄절은 교회가 지키는 가장 큰 명절 가운데 하나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십자가의 죽음, 부활, 승천, 성령강림은 우리들의 구원을 위한 단회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그리스도인들이면 누구나 기념해야 할 사건들이다.

 

그 가운데 성탄절은 하늘의 천사들이 동원되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노래한 가장 크게 기념할만한 날이다(2;13,14). 그리스도의 탄생일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사도들과 속사도 교부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날은 주의 날로 기억하며 지켰지만 예수님의 탄일은 지키지 않았었다. 그러나 차츰 성자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그가 사람으로 탄생하신 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이 탄일인지에 대한 견해는 일치하지 못했다. 4세기에 이르러 로마의 달력(Philo-calian Calendar, 336)에 처음으로 1225일이 성탄일로 제시되고, 이것이 차츰 보편화되어져 이 날을 성탄일로 기념하게 된 것이다. 이 날은 원래 로마인들이 태양신을 섬기며 즐기던 날이었으나, 로마 제국의 종교가 차츰 기독교로 바뀌면서 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을 이 날에 기념하는 것을 합당하게 생각했다.

 

이때에 벌써 탄일에 대한 속화의 누룩이 교회 안에 자리를 잡았는지 모른다. 중세에 이르러 연중 많은 날들이 여러 성자들을 기념하고 섬기는 날로 정해짐으로 교회 절기들이 미신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그래서 종교개혁시대에 이런 폐습을 본 스위스의 개혁자들은 교회절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칼빈도 성탄일을 지키는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성탄일에도 이와 관련된 본문을 찾아 설교하지 않고, 평소에 강해해 오던 성경을 그대로 계속 강해 설교했다.

 

이것은 절기에 대한 로마교의 미신적 이해에 대한 반발과 신자들을 이런 미신 세계로부터 격리시키고자 하는 선한 뜻에서였다. 그러나 개혁교회는 로마교회와의 완전한 차별성이 드러나고 교회생활이 정착되었을 때 교회의 절기를 다시 지켜 역사적인 그리스도의 구속사건을 기억하게 되었다.

 

정통적인 개혁주의 교회는 언제나 성탄일의 속화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살아 왔다. 오늘날도 개혁주의 교회는 교회나 집안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그 위에 흰 솜을 뿌리는 것 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원래 이교적 관습에서 왔기 때문이다. 집집을 다니며 새벽송을 하는 일도 없다. 이런 일은 한국교회 생활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전통인 것으로 안다. 이제 한국교회도 성탄을 축하하는 바른 전통을 세워 갔으면 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성탄일이 장사꾼들을 위한 축제가 되어 왔다. 12월이 되면 온 상가가 크리스마스 캐롤로 손님을 부르고, 온갖 값비싼 장식품과 선물꾸러미로 유혹을 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식당에도 술집에도 울려 퍼진다. 교회도 알지 못하는 사이 이 흐름에 오랫동안 휩쓸려 오게 되었다. 그저 들뜬 기분으로 성탄을 맞으며 보낸다.

 

하나님 아버지께로부터 가장 귀한 선물을 값없이 받은 것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영광을 돌려야 할 날을, 들뜬 마음으로 분주하게 보내고는 허탈감을 갖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금년 성탄일부터는 그 동안 쓰고 온 속화의 탈을 벗어 던지고, 성탄의 참 의미를 고요히 새기며 뜻있게 성탄일을 보내었으면 한다.

 

성탄의 그 날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그의 외아들을 우리들의 구주로 보내어 주신 것이다. 그는 그 큰 선물을 주시면서도 세상이 모르게 고요히 주셨다. 그리스도인 된 모두가 들뜨지 않고, 고요히 가난한 자와 외로운 자를 찾아 적은 것이라도 사랑의 선물을 나누어 주었으면 한다.

 

IMF통제 하에 사는 어려운 환경이 더욱 이를 요구하고 있다. 밤잠을 자지 않고 새벽송을 하는 일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거룩한 노래로 소란한 이 세상과 겨룰 필요가 없다.

 

새벽송을 위해 밤을 지새운 분들에게 성탄절 예배는 즐거움보다는 짐이 되어져 온 것을 안다. 성탄일에 모두 졸지 않고,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성탄축하 예배에 참석하여 성탄의 메시지를 즐기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으면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성탄일이 너무 속화되어 왔다. 이제 속화된 성탄의 탈을 벗고 안으로 성탄의 은혜를 즐기며, 밖으로 성탄의 은혜를 고요히 나누어주는 새로운 성탄절 문화와 전통이 우리 교회에서 시작되었으면 한다.

 

(기독교보 199812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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