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신학 문제에 관심 보인 미 장로교회 총회
미 장로교회(PCA) 제31총회가 6월10~13일까지 북 캐롤라이나에서 열렸다. 이 교회는 30년전에 남장로교회가 북장로교회의 후신인 연합장로교회(UPUSA)와 통합했을 때 이 통합이 신학적 자유주의를 포용하고 WCC 회원교회로 들어가게 되는 길이었기 때문에, 남장로교회 본래의 보수적 전통을 잇기 위해 통합을 반대하고 남게 된 교회 집단이다. 처음에는 '미 합중 계속장로교회'라는 이름으로 있다가, 뒤에 '미 장로교회'로 바꾸었다. 지난날 이 교회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고신과 협력하다가 철수할 때 대전에 있는 부동산을 고신교회에 헌납하여 오늘 '선교훈련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고신과 정식 자매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으나 친교를 나누고 있는 아직 신학적 정통을 지키고 있는 교회이다.
이 교회는 이번 총회에서 세 가지 중요한 문제를 토의하고 결의했다.
첫째는 노회가 인정하면 목사가 표준문서를 수용하는 일에 있어서 적은 부분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한 것이었다. 토론 중 '6일 창조', '주일 성수'에 관한 이견에 대한 것을 예로 언급하였다. 그런데 이런 수정이 신앙고백의 수용에 대한 서약을 흐리게 만든다는 강한 반론도 제기되었다. 특별히 연합 장로교와의 통합시 남 장로교회의 지속을 주장하고, '미 장로교회'의 터를 놓는 일에 앞장선 원로인 몰톤 스미쓰 박사가 신앙고백 수용에 대한 엄격한 입장을 주장했다. 이런 신앙고백 내용의 수용에 대한 예외적 허용이 현재에는 그 본질적 부분에 연관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신앙고백에 대한 접근태도가 신학과 교리문제에 대한 이완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를 하게 된다.
둘째는 결혼에 대한 정의를 확인하는 결의를 했다. 총회에 현재 미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결혼에 대한 정의가 포함된 수정안이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총회는 이 수정안을 거절하고 '결혼이란 남녀간'의 것이라고 확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금 대부분의 소위 선진국들은 동성간의 결혼을 인정하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세계적인 소위 주류교회들이 이를 인정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입법기관이 논의하고 있는 결혼관에 관계없이 성경이 가르치는 결혼관을 확인하는 일은 성경을 따라 사는 교회의 의무이다. 시류를 따라 성경적인 교리를 재고함으로 세상에 어떤 선구자적 모습을 보이려는 것은 위험한 착상이다. 총회에 이러한 접근 방법의 수정안이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염려스럽다. 지금까지 남장로교회의 신학적 전통을 지켜오기 위해 노력해온 교회의 신앙고백적, 신학적 분위기가 변해가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셋째는, 필라델피아 노회로부터 들어온 '북미 장로교 개혁교회 협의회'(NAPARC) 내의 다른 장로교회, 개혁교회와의 일치를 위한 대화를 새로 시작하자는 제안을 통과시켰다. 그 논거는 기독개혁교회(CRCUS)가 이상 더 NAPARC 회원교회가 아니고, 장로교회와 개혁교회는 서로 의심할 것이 별로 없는 같은 궤도 내에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어떤 분은 미 장로교회와 정통장로교회가 통합되지 않은 것은 놀랄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미 장로교회와 정통장로교회와의 통합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여 년 전에 이미 미 장로교회가 북미에 있는 신학적인 전통을 지키는 '정통장로교회'를 위시한 몇 교회들에게 통합을 위한 제의와 일종의 흡수통합을 위한 초청을 한 일이 있었다.
이때 '개혁장로교회, 복음주의 총회'(고신에 협력한 현요한, 신내리 선교사를 보냈던 교파)는 그 초청에 응해 미 장로교회에 흡수 통합이 되었다. 그러나 정통장로교회는 그에 응하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오게 되었다.
그런데 미 장로교회가 다시 통합을 위한 대화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미 장로교회'의 느슨해져 가는 듯한 신앙고백적, 신학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미정통장로교회가 미 장로교회와의 통합에 선뜻 응하게 될 것인가 하는 의아심을 갖게 된다. 미 정통장로교회는 '굳고 냉한' 교회라는 말을 들어가면서라도 미주와 세계에 정통적인 장로교회의 노선을 지켜 가는 교회임을 보여 주며 그대로 남으려 하지 않을까 여겨지는 것이다.
장로교 신학적 정통을 지켜 온 남장로교회의 전통을 파수하기 위해 지난날 북(연합)장로교회와의 통합을 거절하고 '남은 자들'로 그 전통을 이어 온 미 장로교회가 신학적 교리적 다원주의 기류에 휩쓸려가지 않고 끝까지 '남은 자들'의 교회가 될 것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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