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미주와 구라파의 개방적 진보적 두 개혁교회
신학적으로 개방적이고 진보적 노선을 걷고 있는 교회들로 알려진 화란의 소위 '개혁교회(총회파)'와 이 교회와 계속 자매관계를 맺어 온 '북미기독개혁교회'의 2004년 총회를 개괄해 본다. 양 교회는 오랫동안 모녀와 같은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 교회의 신학 사상이 자유롭게 교류되고 있는 것이다. 화란의 자유대학 측이 진보신학을 주도하고, 미국의 칼빈신학교는 이를 뒤따르고, 교회도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1) 화란 총회파 개혁교회
먼저 화란 총회파 개혁교회가 급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월 12일에 화란에는 역사적인 새로운 통합총회가 열렸다. 이것은 화란 총회파 개혁교회가 화란의 '국교회 개혁교회'와 화란 '루터 교회'와 합류하여 첫 번째의 통합 총회로 모인 것이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국교회로부터 새로운 개혁을 해온 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화란 총회파 개혁교회(우리 자매교회는 1944년에 이 교회의 신학적 이질성 때문에 갈렸음)는 '개혁교회'되기를 포기하고, 현대 교회를 휩쓸고 있는 WCC적 교회 일치운동에 완전히 합류했다. 이 총회는 세 교파가 통합된 하나의 교회를 2004년 5월 1일부터 '화란 개신교회'로 부르기로 했다.
새 교회의 총회장으로 선임 받은 헤이트데륵스 목사는 개회사에서 "5월 1일부터 우리는 '네델란드 개신교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국교회 개혁교회'와 '개혁교회'와 '루터교회'가 실지로 하나가 되어지며, 이로서 화란에는 칼빈주의자들과 루터주의자들이 한 교회로 모이게 된 것입니다…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서로를 향해 자라가고 서로의 차이를 가교할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진리에 대한 자기 이해가 오랫동안 같이 걸어 온 분들과의 관계단절로 나아가서는 안됩니다…"라고 했다.
이 총회는 지난 10년 이상 통합을 위해 작업해 온 것에 대한 마무리 절차로 모였던 것이다. 그러니 각종 위원회 위원을 선정하는 일과, 각 교파의 상황을 청취하는 일 외에 다른 구체적인 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아브라함 카이퍼 이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 온 이 '총회파 개혁교회'는 '일치 속에 다양성'이란 현대교회 일치운동에 완전히 합류함으로 개혁주의 교회 노선을 이탈했다. 그런데 이 일치운동을 반대하는 지도자들과 교회들이 상당수 있다. 총회 당시 받은 상황 보고에 의하면 국교회내의 64 당회가 이에 가담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총회파 개혁교회에도 상당한 동요가 있다고 했다. 전통적인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고백을 양보하고 진보적인 사상과 생활에 대한 적은 문을 열어 놓을 때, 그 결과는 조만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이 화란 총회파 개혁교회는 1960년대에 여장로제도를 도입했고, 1980년대에 교회내 동성애를 수용했었다.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고백으로부터의 이런 연쇄적인 이탈 결과는 마침내 개혁교회임을 포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실은 수세기 동안 개혁주의 나라로 알려져 온 화란에는 우리 고신 교회 자매 교회들만이 개혁교회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2) 북미 기독개혁교회
이 교회는 19세기 화란 이민 교회로 총회파 개혁교회와 역사 초기부터 자매관계를 가지고 왔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 교회는 우리 고신 교회와 매우 가까이 지냈고, 이 교회의 직영신학교인 칼빈신학교 교수들이 고려신학교에 와서 특강도 했다.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 여러분이 그 신학교에 가서 연구를 했고, 최근에도 거기서 연구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이 교회와 신학교는 신학과 생활에서 급속도로 화란 자매교회를 뒤따르고 있다. 6월 12일 열린 총회의 행보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첫째로, 5명의 여성을 포함한 31명의 칼빈신학교 졸업생들을 강도사로 인허했다. 1970년에 여성의 직분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한 후 1993년 여성 목사, 장로, 집사직의 길을 열었다.
둘째로, 하이델벨그 요리문답의 제80문답에 대한 개정의 제의를 받아 여섯 시간을 토론했다. 이 문답은 개혁교회의 만찬과 로마 천주교의 미사의 차이점을 말하고 있다. 이 요리문답은 로마교의 미사에 대해 "미사는 근본적으로 단번에 드린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고난을 완전히 부인하는 그릇된 우상 숭배"라고 하고 있다. 이 내용은 원래 이 요리문답의 저자들이 칼빈의 자문을 받아 넣은 내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교회교류 위원회'는 로마 천주교 감독과 만나 대화를 가지고, 그 대화 결과 공식적인 로마 교회의 가르침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현 로마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은 로마교회의 미사가 그리스도의 단번의 희생을 부인하거나 우상숭배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결국 총회는 서로의 이해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로마교회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내용을 그대로 계속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이 문제를 2005년에 개최되는 '개혁주의 에큐메니칼 협의회'에 제의하고 그 개정을 2006년 총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런 결의는 이 교회가 WCC적 교회일치운동의 분위기에 깊이 젖어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셋째로, 총회는 목사들과 교회들이 종교 간의 신앙 토의, 토론, 대화들에 적극 참여하도록 격려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가 손상을 당할 수 있는 타종교 예배나 기도회에 참여하는 것은 조심하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이로서 차츰 종교 다원주의를 수용하는 차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넷째로, 동성관계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분명한 입장을 유보했다. 지난해부터 캐나다 '토론토 제일기독개혁교회' 당회가 동성애 관계에 있는 목사 청빙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번 총회에서도 그 곳 노회가 이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총회는 이에 대한 행동을 취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 교회는 1970년부터 동성관계 문제를 취급해 오는 중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총회는 동성애주의는 정죄 하되, 동성애는 정죄하지 않는 입장이다.
기독개혁교회는 화란의 저들 자매교회 보다 몇 년 뒤쳐져 여성 목사, 장로제도, 동성관계 등의 이념을 수용하고 있다. 이런 개혁주의 신학과 생활의 탈선 때문에 이 교회는 수년 전 '북미 장로교 개혁교회 협의회'로부터 축출을 당하였다.
이상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구미 몇 교회 총회를 개관함으로 개혁주의 세계교회의 흐름을 부분적으로나마 살펴보았다. 정통교회들은 시대정신을 판별하고 교회의 순정성을 지키기 위해 신학, 교리, 생활면에서 재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진보적 자유주위 경향의 교회들은 시대정신을 수용하고 이에 융합함으로 교회의 속화를 재촉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시대정신과의 융합은 공중에 권세 잡은 사탄의 세력과의 제휴를 의미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의 파수꾼으로 세움을 받았다. 때마다 나타나는 시대정신을 바로 읽고, 교회에 위험을 경고하고, 교회가 나아갈 바른 방향을 제시할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겔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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