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길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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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총회를 통해 보는 지구촌 교회의 동향(3)
언약 2014-07-28 추천 1 댓글 0 조회 284

3. 앵글리칸 교회(성공회)의 총회

 

'영국 교회'(The Church of England)는 역사적으로 루터와 칼빈 계통의 교회와 구별되는 개신교회로서 전 세계에 약 8천만 교인을 가지고 있다. 이 교회가 영연방국가들에서는 '앵글리칸 교회'라 불리고 있고, 미국에서는 '감독 교회', 한국에서는 '성공회'라고 불리고 있다. 이 교회는 일찍부터 신학적으로 다원주의 노선을 취하여 복음주의, 개혁주의, 진보주의 신학을 다 수용하고, 예배 의식면에서도 로마교적인 것과 개신교적인 것을 수용하는 입장을 지켜왔고, 권징을 통한 교회의 교리적 순수성이나 생활의 성결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교회는 '일치 속에 다양성'을 주장하는 WCC적 교회일치운동 분위기 조성에 기여를 해오게 되었다. 성격상 이 교회는 개혁주의 장로교회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 교회가 개신교 세계에서 가장 큰 소위 역사적 주류교회의 하나로 인정되어 오기 때문에 최근의 이 교회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이 세계교회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줄 안다. 그래서 최근에 개최된 호주 앵글리칸 교회의 총회를 통해 그 동향을 살펴보려 한다.

 

3년마다 열리는 호주 앵글리칸 교회 총회가 102-9일까지 호주의 항구도시 프리멘탈에서 열렸다. 이번에 가장 큰 주목을 끈 문제는 첫째, 여자감독을 세울 것인가 하는 것과 둘째,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사제(목사)가 축복해 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두 문제다 ''(sex)에 관련된 것이었다. 전 세계 앵글리칸 교회의 실제적인 머리라 할 수 있는 런던의 칸테베리 대감독(Rowan Willians)은 원래 교회 내의 직분에 대한 여권을 옹호하고, 동성연애를 수용하는 진보적 신학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호주의 대주교(Peter Carnley)도 같은 진보적 신학 입장을 취해 오고 있다. 그러나 교회 안에는 상당수 복음주의자 감독들과 사제들도 있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두 가지 문제가 저들의 뜻대로 쉽게 수용될 수는 없었다. 특별히 호주에는 시드니 교구의 대감독(Peter Jensen)을 중심으로 동남부에 봉사하는 상당수 감독과 사제들이 신학적 보수주의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총회는 먼저 여감독제 수용에 대한 제의를 두고 토론을 하였다. 이 제의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교회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총회 회원의 3분의 2의 표를 얻어야 했다. 이 교회는 여사제(여목사) 제도를 12년 전에 이미 도입하였다. 현재 여사제는 사제 6명 중 1명이 될 만큼 수가 늘었다. 이제 여사제 제도를 도입한지 오래되었고, 여사제들 중 상당한 연장자도 있으니, 여사제도 감독으로 세울 때가 되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보수 측에서는 여사제가 그 위치에서 교회를 봉사하는 것은 좋지만, 사도의 계승으로 보는 감독으로는 세울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결과 여감독 제도를 찬성하는 측이 총대수의 반은 훨씬 넘었으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함으로 통과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여사제 제도를 수용한 이상, 여감독제를 수용하게 된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신학적 진보주의자들은 다음 총회에서의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총회는 다음으로 동성결혼을 축복해주기 위한 문제(주례)에 대한 제의에 대해서 상당히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미 영국교회 계통에 속한 캐나다, 밴쿠버의 한 감독(M. Ingham)2년 전 이미 동성결혼을 공적으로 축복해 주었다. 같은 계통의 미국 교회(New Hampshire)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자와 동거하고 있는 한 사제(G. Robinson)가 감독으로 취임을 하기도 했다. 이 동성애자 결혼 축복문제에 있어서는 복음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 간에 견해차이가 여감독 제도에 대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나타났다.

 

자유주의자들은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얼마나 서로에 충실한가가 문제이지 성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동성 결혼에 대한 축복 문제는 총회회원의 약 70퍼센트가 수용하지 않으므로 부결되었다. 그러나 결국 자유주의자들의 끈질긴 운동과 내년부터 호주 앵글리칸 교회의 머리가 될 주교 역시 신학적 자유주의자임을 감안할 때, 동성결혼 축복에 대한 수용은 시간문제라고 보게 된다.

 

이번 호주의 앵글리칸 총회는 '성문제'(여감독 제도, 동성결혼 축복)로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이 문제는 현대 전 세계 앵글리칸 교회를 내적으로 심각하게 갈라놓고 있다. 아프리카나 동양의 앵글리칸 교회들은 일반적으로 보수성을 띠고 있는 반면, 영국, 미주, 호주의 교회들 안에는 진보주의 세력이 점점 강해지는 형편이어서 수용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신학적 자유주의자들의 뜻이 지배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 앵글리칸 교회의 동향은 개신교회 세계에서 소위 역사적인 주류 교회들의 일반적인 경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교회의 신학의 동향은 곧 바로 WCC적 에큐메니칼신학의 그것이라고도 보게 된다. 언제나 신학과 교리의 정통과 생활의 성결을 교회의 생명으로 여겨온 개혁주의 교회들은 오늘날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신학적 포용주의는 곧 시대적 정신과 조류에 합류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영국교회(앵글칸) 안에도 신학적으로 비교적 건전한 몇몇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있어 왔고 지금도 있다.

 

그런데 이들은 자유주의자들과 공존하는 것을 정상적인 교회생활로 아는 전통에 젖어 사는 포용주의자들이다. 여기에 개혁주의 교회와 앵글리칸 교회와의 교회관의 큰 차이가 있다. 영국이나, 앵글칸 교회가 지배하는 영연방(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 속한 지역에 나아가 유학(신학)을 하거나 체재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자신이 가진 개혁주의 교회관이나 신학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을 종종 할 필요성이 있다.

 

포용주의 세계의 정신의 오염을 경계해야 된다는 말이다. 오늘 한국 장로교회 안에도 자유주의 신학과 비개혁주의적 교리를 포용함으로 기구적인 교회일치를 이루고자 하는 WCC적 에큐메니칼 운동이 크게 확산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 정신이 거의 실종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고신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그 시대를 사는 교회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은 자기가 봉사하는 교회의 신학과 생활의 순정성을 지킬 의무와 역사의 방향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허순길 목사(전 고려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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