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개혁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http://www.lovereformed.com/)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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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찬에 관한 얘기를 좀 하려고 한다.
저번 주에 광고가 있었다시피 이번 주에 성찬이 있었다.
하나의 건물을 두 교회가 나눠 쓰기 때문에 시간 관계상 오전에 성찬을 가지지 못하고 오후예배 후에 갖게 되었다.
일단 캐나다 개혁교회 전체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찬양의 책' 속의 캐나다 개혁교회 교회 질서에 보면 적어도 3개월에 한번은 성찬을 갖도록 되어 있는데 이곳 오타와 개혁교회에서는 2달에 한번 성찬을 거행한다고 한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성찬은 자주, 가능하면 매주 갖는 것이 좋으나 개혁교회가 이를 장려하고 자주 거행하려고 하기보다 어찌 보면 좀 꺼리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마도 로마교회의 성찬(미사)의 남발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칼빈이 그의 기독교 강요에서 4부성가를 '사탄의 휘파람소리'라고 까지 저주한 것은 당시 로마교회가 그들의 미사 가운데 화려하고 웅장한 성가를 만들어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려고 한 것에 대한 강한 반발심이 느껴지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개혁교회의 성찬 횟수에서 느껴지는데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다.
여하튼 성찬식이 거행되는 오후 예배의 말씀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설교대신 그리스도의 죄사함과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앞에서의 자세에 대해 설교한 후에 거행되었다.
사진을 찍지 못해 상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겠지만 최대한 묘사해 보도록 하겠다.
일단 교회당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에서 강대상이라고 불리는 설교자의 교탁(?) 은 없고 성가대 지휘자가 책받침으로 사용하는 정도의 교탁 2개 정도 모아놓은 크기의 교탁 앞에 둥글게 앉을 수 있는 상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는 성찬에 필요한 떡과 잔이 놓여져 있었다.
아마 공간이 허락되었으면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을 테지만 공간 부족으로 대략 16~1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준비되어져 있었다.
목사는 성찬 예식서(상당히 길다)를 모두 낭독하고 장로가(1명이다) 성찬에 참여 할 수 있는 자들을 뒤에서 부터 앞으로 내 보낸다.
의자수에 맞게 착석하면 목사는 떡을 들고 '이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며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부수셨다'라고 말하면서 실제로 빵을 부순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가까이 있는 성도에게 나누어 주는 것으로 성도들은 성찬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잔을 나눌 때에는 두개의 큰 잔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목사는 그 잔에 포도주를 따르고 자신이 먼저 한 모금 마신 후에 옆으로 잔을 넘겨준다.
성도들은 한 잔을 나눠 마시면서 자신이 영적으로 그리스도의 피를 나눈 형제자매임을 확인한다.
물론 한국에서는 위생상의 문제로 각 잔으로 나눠져 있음을 알고 있으나 한잔으로 나눠 마신다는 말을 들어왔고 실제로 보니 성찬의 의미가 조금이라도 더 전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같은 상을 세례받은 모든 성도가 나눌 때까지 반복된다.
같은 말과 행동을 목사는 상에 앉은 사람이 바뀌더라도 동일하게 하고 3번만에 성찬은 끝이 났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분명 세례받은 나와 몇몇 사람이 참석하지 못했다.
나는 내 세례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했기에 당연했지만 내 생각으로는 분명 세례 받은 사람들이었는데 성찬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세례를 안받았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몇가지로 추리해 볼 수 있는데 말씀에 나와 있듯이 사람이 자기몸을 살피지 않고 성찬에 참여하는 자는 자신의 죄를 먹고 마신다는 말씀을 따라 양심에 거리끼는 죄를 지었거나 또한 회개하지 않아 스스로 성찬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수찬정지 받아 권징을 받고 있거나 일텐데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가 있었으므로 권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볼 때 전자의 이유밖에는 생각해 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중요한 한 가지 우리는 또 우리 한국의 교회와 성도는 자신이 범죄하고 있는 것으로 인해 단 한번이라도 스스로 성찬 받기를 거절한 적이 있었는가?
내 예측컨데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회개하지 않은 오만한 양심으로 성찬에 참여하였을 때 자신의 죄를 먹고 마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었는가?
그리고 나 하나로 인해 교회 전체에 하나님의 진노가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본적 있었는가?
물론 성찬은 믿는 자가 진실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죄를 미워하며 회개한 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의 자비로 기쁨과 감사함으로 참여할 수 있으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찬을 일개 교회의 의식으로 생각하고 그냥 떡하고 포도주 한잔 먹고 마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자들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개혁교회도 분명 헛점과 오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앞에서 이들의 자세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분명 모든 교회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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