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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다
최성림 2014-07-22 추천 1 댓글 0 조회 289
 

눈이 온다.


갑자기 하늘이 뿌옇게 되더니

진눈깨비가 내리고 금새 함박눈이 되어 펑펑 쏟아진다.

눈(目) 앞에 눈이 흰 나비처럼 하염없이 날고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눈송이가 온 하늘에 빼곡하다.

목이 아프도록 얼굴을 들고 어지러히 아득한 곳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자니

오랫동안 보지 못한 눈에 주린 까닭인지 사뭇 감격이 마음에 일어난다.

어느 새 눈이 세상을 조금씩 덮어간다.

우리가 늘 봐왔던 익숙한 회색 콘크리트 담벼락, 검은 아스팔트, 파랗고 노란 도시의 물통들

쓰레기를 모아 늘 지저분했던 골목길어귀, 언덕 위 작은 나무,

건넌 편 장산의 꼭대기부터 밑둥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감싸 안듯이....

처음엔 그 모양대로 눈이 쌓이면서 울퉁불퉁, 알록달록

제각기의 물건의 형태도 알아볼 수 있고, 특징들도 보이더니

한참 만에 다시 본 세상은

아름다운 것, 추한 것, 미운 것과 좋은 것, 울퉁불퉁 하던 것과 얼룩이 져 있던 것까지

아름다운 것은 더 아름답게, 아름다운 눈송이가 추한 것들의 약점을 덮어 같은 아름다움으로

흰 눈이 덮인 것 만으로 미운 것과 좋은 것이 구분없이 둥굴려서 평가할 수 없게 만들었다.

울퉁불퉁한 길이 둥글둥글, 얼룩져 지저분 하던 것이 하얗게 새 하얗게

어느 것이 추했고, 어느 것이 미웠고, 어느 것이 흉했는지

떼어놓을 수 없도록 한가지로 만들어 놓았다.

비록 눈이 녹아서 나중에 그 원래의 가졌던 모습이 모두 드러날 지언정

하늘에서 내려온 그 눈이 추한 것들의 약점을 가리고, 얼룩진 것의 부족을 채워

모든 것이 서로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이 우리에게 새로운 눈(目)을 내려주셨다.

그 분은 그때에 죄로 얼룩진 우리를 하얗게 만들었고

그때에 우리가 쓰레기처럼 추했었지만 눈(雪)처럼 깨끗하게 만드셨다.

우리를 새롭게 하실 때 주신 이 눈(目)이

약한 자들의 약점을 가리고 추한 자들의 부족을 덮으며

더러운 것들도 덮어서 더욱 돋보이게 하는

녹지 않는 눈(雪)같은 눈(目)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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