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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교회의 장로직과 안수
언약 2014-08-09 추천 0 댓글 0 조회 1641

개혁교회의 장로직과 안수

허순길목사(‘개혁교회의 목회와 생활’중에서)

 

성경이 가르치는 장로직분을 교회정치에서 온전하게 도입하고 있는 교회는 실질적으로 칼빈의 전통을 이어오는 개혁주의 교회(개혁교회와 장로교회) 뿐이다. 칼빈은 성경적인 직분의 개혁이 없이는 참된 교회의 개혁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541년에 교회의 정치제도를 새로 마련할 때에 목사 외에 장로와 집사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이로써 그는 교권적 성직주의 제도를 완전히 허물고, 협력과 견제를 통해 교회를 치리하는 장로회 정치제도의 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칼빈의 신학과 정치제도를 원리적으로 물려받은 교회라도 그 교회의 역사적 문화적 상황의 다름에 따라 적용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대륙 안에서 칼빈의 전통을 이어오는 교회는 “개혁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대륙을 벗어나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같은 전통을 이어오는 교회는 “장로교회”라고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두 교회는 넓은 의미로는 다 개혁교회이다. 그런데 여러 면에서 교회생활이 다르게 발전되어 왔다.

 

한 두 가지 예를 들어본다. 먼저 칼빈의 예를 따라 양교회가 예배시에 다 시편을 부르고 있다. 그런데 대륙의 화란개혁교회는 칼빈 시대의 제네바에서 부르던 곡을 지금도 그대로 부른다. 반면에 스코틀랜드(장로)교회는 제네바의 곡에 자신들의 특유의 곡을 첨가하여 부른다. 또 대륙의 개혁교회는 예배시 찬송을 위해 오르간을 반주를 하나 스코틀랜드교회는 육성으로만 부르고 어떤 악기도 허용하지 않는다.

 

또 양교회는 목사를 임직할 때 안수를 한다. 임직의 장소와 방법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가령 개혁교회는 주일예배시 당회에 의해 임직예배를 인도하도록 하고, 초청받은 한 분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임직받은 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임직기도를 한다. 그러나 스코틀랜드교회는 주일이 아닌 노회가 모이는 때에 노회사회자가 임직받는 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며 다른 목사들이 여기에 동참을 한다.

 

이렇게 양 교회는 일부 교회생활에 있어서는 그 상황에 따라 약간씩 차이도 있으나, 장로 임직에 있어서 안수를 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모두 같은 방법을 따른다. 목사 임직시에는 모두 안수를 하지만, 장로 임직시에는 모두 안수를 하지 않는다. 양 교회는 다 그 지역 교회의 신자들이 함께 예배로 모이는 주일예배시에 장로 임직을 한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공식적인 정치문서에는 “장로 장립이나 취임은 일반적으로 안식일 공예배 모임의 끝에 교회 회중 앞에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개혁교회와 장로교회 이 양 교회는 모두 장로의 임직에는 “안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와 동일한 교회 문서에는 장로의 임직식에 관하여 “안수는 없으나, 임직 기도를 드린 후에 사회자는 이들을 교회의 영적 치리를 위한 당회원으로 공식적으로 허락을 선언한다. 그 후에 그는 이들에게 교제의 악수를 하고 참석한 당회원들도 뒤이어 교제의 악수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 보건데, 칼빈의 전통을 바로 이어온 유럽 대륙의 개혁교회나 영국 쪽의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양자 모두 장로임직에는 안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안수가 장로직분을 세우는 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개혁 후 상당 기간 목사임직을 하는 일에 있어서도 안수를 하지 않고 서약과 기도로 만족했었다. 제네바교회에서도 그러했고, 불란서 개혁교회는 1559년 첫 번째 총회에서 안수를 하지 않기로 결정까지 한 것이다. 그러나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목사임직에 있어서만은 인정받지 않는 목사의 출몰을 막기 위해 안수하는 관습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장로 임직시에 안수를 하는 제도는 새 대륙인 미국에 이주하여 이루어진 장로교회에서 도입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깨닫게 되는 것은 안수 자체는 직분을 주게 되는 어떤 신비한 매개체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직분으로 부름 받은 사실이 교회의 선택과 치리회에 의한 시험 등에 의해 확인된 후, 공식적인 모임에서 서약을 하고 임직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안수는 성경에서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여기에 어떤 신비스런 뜻을 돌리는 것은 위험하다. 임직시에 하는 안수를 임직과 동일시하는 생각은 분명히 잘못이다.

 

우리 교회생활에서 “임직”을 “안수”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종종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세계 어느 나라 교회도, 심지어 장로 임직시에 안수를 하고 있는 미국의 장로교회에서조차도 “임직을 받았느냐?”고 묻지, “안수를 받았느냐?”고 묻는 일이 없다. 안수가 임직 그 자체는 결코 아니다. 임직을 위한 서약과 기도로 임직이 되는 것이다. 지난 날의 교회 역사에서 언제나 이 안수행위 자체에 어떤 권위나 신비한 뜻을 돌리는 위험이 있어왔다. 그래서 개혁주의 교회 선진들은 임직식에 안수행위를 도입하는데 주저했고,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이다. 그들은 이 안수 행위 자체가 사도적인 관습이었다는 것 외에 큰 뜻을 돌리지 않았다.

 

임직시의 안수행위가 사도적인 관습이었기에 긍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있다. 그러나 임직식에서 임직기도를 할 때, 안수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가 임직을 하는 일에 본질적인 요소를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안수행위 여부를 가지고 개혁교회 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어도 개혁주의 신앙세계에서는 상식 밖의 일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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