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물질관
- 이광호 목사(실로암교회)
카드빚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처음엔 물질의 부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카드를 사용하다가, 어느 순간 거액이 되어진 카드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엄청난 고통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개인의 일일 뿐 아니라 가정의 일이며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사도 바울은 성도의 시민권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에 있다고 가르칩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사실은 곧 세상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함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이 세상의 값어치가 아니라 영원한 천국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백성들도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일반 사람들과 동일한 삶을 살게 됩니다. 살아갈 집을 마련해야 하며 입을 옷도 필요합니다. 먹을 음식이 있어야 하며 갖가지 생활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도들도 돈을 벌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며 힘써 일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은 천국에 소망을 둔 자로서 올바른 물질관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돈이 많으면 그것을 통해 삶의 의미를 추구하려 할 것입니다. 그 돈으로 좋은 집이나 자동차를 사고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사먹으며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그들은 정당하게 번 돈을 자기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부자라 할지라도 자기 좋을 대로 돈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성숙한 성도들은, 부자가 아쉬움 없이 돈을 쓰는 동안 가난한 이웃이 상처를 입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돈을 풍족하게 쓰는데 대해 우리가 간섭할 수 없으며 그것을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혹 부자라 할지라도 가난한 자처럼 살아갈 수 있는 성숙한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부자들이 풍족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요즘의 젊은이들 중에는 부자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는 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자기는 부자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갈 때 즈음 생겨나는 조급증으로 인해 도박을 하고, 복권을 사서 당첨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생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부자가 되지 못했을 때 그들이 가지는 절망감은 엄청날 것입니다.
우리는 카드 빚에 시달리다가 몸을 망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또 자신의 물질적인 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빚보증을 서게 하여 자신뿐 아니라 연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자신의 일시적인 만족을 위해, 혹은 부족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의지할 때에 그 돈이 결국 인생을 파국으로 몰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들 역시도 사회적 피해자라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잘했다는 뜻이 아니라 물질이 최고인 듯이 흘러가는 무분별한 사회적 분위기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들은 돈을 풍족하게 사용하는 부자들을 부러워하여 그들을 따라 해보려다가 결국 자신 뿐 아니라 가족들과 친한 친구와 이웃들까지도 엄청난 고통에 빠져들게 한 것입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은 세상 사람들과 다른 올바른 물질관을 가져야 합니다. 설령 우리가 부자라 할지라도 천국시민으로서 가난하게 사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며, 가난한 성도라 할지라도 이 세상의 부자들을 측은하게 염려할 수 있는 참된 지혜를 가지기를 바랍니다.
(CBS 방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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