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Ancaster Church(앵케스트교회)에서의 교회 생활
(김경민 목사; 현 화란 아펠도른신학교 유학중)
제가 캐나다에 있을 동안 출석했던 교회는 Canadian Reformed Church of Ancaster입니다. 이 교회는 1985년 5월 5일에 세워졌는데, 당시 237명의 교인이 Hamilton교회로부터 분리되어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 당시 교회 안에는 45가정과 19명의 Single들이 있었고, 109명의 세례 교인이 있었습니다. 이 교회는 현재 Rev. G. Van Popta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고, 신학교의 교수 3가정(Dr. Gootjes, Prof. Visscher, Prof. Geertsema)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설교는 주로 Rev. Van Popta가 하지만, 교수님들이 1년에 2~3회 정도 설교사역을 돕기도 합니다. 이 교회에는 현재 장로 12명, 집사 6명이 있고, 성도 수는 600명 정도입니다. 다른 캐나다 개혁교회들에 비해 규모가 큰 편입니다. 성도들 중에는 곧 교회를 분리할 때가 되었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성도가 600명이 넘다보니, 성도들끼리 성도의 교제를 잘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예배와 예배 순서
예배는 주일에 두 번의 공적 예배가 있는데, 주일 오전 9시 30분에, 그리고 오후 3시 30분에 오후예배를 드립니다. 예배의 모든 순서는 목사가 맡고, 성찬이나 헌금을 드릴 때는 장로들과 집사들이 함께 돕습니다. 예배드리기 20분 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다가 5분 전 쯤이면 거의 모든 성도들이 가정별로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이때 오르간 반주가 계속되고, 성도들끼리는 얘기를 나누기도하고, 조용히 오늘 듣게 될 설교의 본문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1) 여기의 성도들은 가족들이 식사를 할 때마다, 언제나 교회의 예배와 설교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처럼 예배 전에 묵도라는 것을 안 한다고 해서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예배당에 들어와서 기도하고, 또 매일 식사 때마다 주일 예배와 설교자를 위해 기도하며 예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배시간이 되면, 장로들과 설교자가 함께 입장을 하는데, 설교자가 강단에 오르기 전에 한 명의 장로와 먼저 악수를 나눕니다. “장로와 목사가 악수를 나누는 것은 특별한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종교개혁 후에 수많은 순회 설교자가 있었는데, 장로들이 그 목사와 말하고 난 후에 악수를 하므로 회중이 그 설교자에 대해 안심하고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G. Van dooren, 36쪽).
목사가 강단에 오르면 모든 성도들이 일어나고, 목사가 회중들의 편에 서서 “예배에로의 부름” 혹은 “하나님을 부름”(G. Van dooren, 32쪽)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을 하는데, 주로 시편 124:8(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을 낭독합니다. 시편 낭독을 통해 하나님을 부르는 것은 구약시대 제사장이 중심이 되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는데요, 하나님 앞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을 시편을 낭독함으로써 상징적으로 나타내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당에 앉아 있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 앞에 앉은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을 모시고 그 분 앞에서 온 성도들이 찬송과 기도를 드리며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이 바로 예배입니다.
예배의 부름 이후에 “축복 인사”가 있습니다. 이것은 예배의 부름에서 표현된 우리의 고백에 대한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요소입니다(34쪽). 주로 고린도전서 1: 3(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이나 계시록 1: 4-5(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게 편지하노니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와 그 보좌 앞에 일곱 영과 또 충성된 증인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시고 땅의 임금들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을 목사가 낭독합니다.
그에 대해 다시 회중들의 응답 찬송(시편)이 있고 모든 성도들이 자리에 앉습니다.
목사는 십계명을 낭독하고 이어서 다시 성도들이 응답 찬송을 부릅니다.
목사의 성경 봉독과 설교를 위한 기도가 있은 후에 목사가 설교를 전합니다. 목사의 설교는 어떤 설교자라 하더라도 주제와 대지가 분명하고, 설교 본문을 잘 드러내며 구속사적 해석을 바탕으로 성도들 개인이나 가정 그리고 교회 전체에 풍성한 적용까지 이어지는 설교입니다. 오전에는 주로 성경이 본문이 되고, 오후에는 주로 교리문답(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 뿐 아니라 때에 따라서 벨직신앙고백서나 도르트 신경까지도 설교 본문으로 사용됨)을 본문으로 설교합니다. 설교 시간은 40분에서 50분 정도며, 설교 시작 전에 거의 대부분의 성도들은 흰 사탕을 꺼내 자녀들에게 주고 자신도 먹습니다. 설교 시간에 산만한 자녀가 있으면 부모들이 아주 엄한 경고를 주거나 잠시 데리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합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Ancater교회의 G. Van Popta목사가 같은 주에 장례와 결혼식을 집례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고, 매주일 라디오 방송 선교를 진행하고, 신학교에서 강의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 장로회에서 장로들이 목사님께 설교 사역을 잠시 쉴 것을 권유하고, 장로가 대독 설교를 할 경우가 있었습니다. 목사를 향한 배려였지요. 그리스도의 왕권아래 목사와 장로로 부름 받은 자들이 교회를 위해 서로의 권위를 존중하며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또 다른 면에서, 대독 설교는 장로 중에 한 사람이 맡는데, 장로들 중에는 교수도 있고 대학의 이사도 있었지만, 한 명의 장애인 장로가 대독 설교를 맡아서 했습니다.
물론 그는 교단신학교가 아닌 다른 신학교에서 이미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기에 대독을 할 정도의 능력은 있습니다. 청소년과 20대 중반까지 방탕하게 살다가 10년 전쯤에 큰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서 자신의 죄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깨닫고 신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병원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늘 연설하는 사람이니 대독 설교도 다른 사람보다 잘 할 수 있음이 분명하지만, 그가 장애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시각과 그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설교가 마치면 성도들이 다함께 일어나서 응답 찬송을 부르고 성도들이 자리에 앉으면 목사가 목회기도를 드립니다. 목회 기도는 주로 설교 내용을 포함해서 교회 대외적인 일들(노회, 신학교, 초중 고등학교, 선교 등)그리고 성도들(환자, 권징을 받은 자)을 위한 제목들로 이루어집니다.
성례는 세례와 성만찬으로 이루어지는데, 유아세례의 경우 아이가 태어나면 가능한 한 빨리 세례를 베풉니다. 유아세례가 시행되는 날은 그 아이의 부모뿐 아니라 친지들이 찾아와 함께 축하하는 잔칫집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며, 거의 모든 성도들이 그 부모와 아이를 축하하기 위해 한 줄을 지어 축하의 악수를 나눕니다. 유아세례가 있었던 어느 주일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또 성인들을 위한 세례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신앙고백 교육을 마친 사람들이 당회 앞에서 문답식을 거친 후에 베풀어집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아이가 보통 18세 이상이 되면 공적 신앙고백(입교)을 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도 1년간의 신앙고백 훈련을 받고 당회의 시험을 거쳐야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벌써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때 목사와 함께 교리문답을 받은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조차도 재차 신앙고백 훈련을 1년간 받고서 공적 신앙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철저한 신앙고백훈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적 신앙고백을 하는 날 역시 교회는 잔칫날과 같습니다. 온 교회와 가족, 친지, 친구들까지 찾아와서 축하하며 성찬식에 참여할 수 있는 교회 회원이 된 기쁨을 나눕니다. 성만찬은 두 달에 한번씩 1년에 6차례 시행됩니다.
성찬이 거행되는 날에 목사는 성찬에 관련된 설교를 한 후에 성찬을 시행합니다. 성찬을 하는 방식을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성찬상 앞으로 성도들이 둘러 앉아 함께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제가 출석한 후 2003년 5월까지는 강단과 회중석 사이에 긴 성찬상이 차려지고, 세례 받은 성도들이 그 상에 앉아 함께 떡과 잔을 나누는 방식으로 성찬을 시행했습니다.
250명이 넘는 성도들이 한 번에 앉을 수 없기 때문에 5,60명씩 4,5번의 성찬상이 준비됩니다. 이때 큰 잔에 포도주를 부어 그 잔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전해주는 방식으로 잔을 나눕니다. 옆 사람이 입을 댄 곳을 그대로 먹어야할 때 그렇게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여자도 아니고 남자였었거든요.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잔을 나누었습니다. 물론, 그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인잔을 준비해 두기도 했습니다만, 한잔을 나눈다는 의미에게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공동잔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우리 한국교회가 하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첫 번째 방식으로 할 경우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필요이상으로 말이 반복되는 것과 위생상의 문제 때문에 2003년 7월부터 성찬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성찬상이 하나만 준비되고 장로들이 회중 앞에 놓인 상 앞에 앉아 떡과 잔을 나누고, 동시에 회중들도 떡과 잔을 나누어 가진 후에 다 같이 먹고 마십니다. 한국교회가 성찬을 시행하는 방식과 비슷하지만, 모든 성도들이 떡을 가지고 개인 잔을 가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제히 마시는 것이 좀 달랐습니다. 교회의 하나됨을 위한 상징적인 행위였는데,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성찬의 방식이 바뀌기까지 이들은 1년 이상을 토론을 해왔습니다. 2001-2년 사이에 출간된 캐나다 개혁교회의 잡지들을 보면 성찬식에 대해 얼마나 깊은 토론이 이루어졌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두 가지를 번갈아 시행합니다)
마지막 찬송(시편찬송과 Hymns)을 부른 후에, 축복 선포로 예배를 마칩니다. 축복선포는 목사가 손을 들어 고린도후서 13장 13절(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찌어다)이나 민수기 6장 24-26절(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주시기를 원하노라)말씀으로 하나님의 복을 회중에게 선포하고, 모든 성도들은 일어서서 눈을 뜬 채로 목사의 축복선언을 위해 올려진 그 손을 바라보며 그 축복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습니다.
* Ancaster교회의 internet web site는 http://www.ancasterchurch.on.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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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Van Dooren은 그의 책 [언약적 관점에서 본 예배의 아름다움](안재경 역, S.F.C., 1994)에서 목사가 하나님을 부르기 전에 회중들의 “조용히 드리는 기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다. 그러나 그는 예배가 언약 회중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단지 주일아침에 예배 전에만 기도할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집에서 주중에 예배와 설교를 위해 많이 기도할 것과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준비를 좀 더 일찍, 좀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G. Van Dooren, 36-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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