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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시작되면 교회당 문이 잠깁니다
최성림 2014-08-05 추천 2 댓글 0 조회 340

예배가 시작되면 교회당 문이 잠깁니다.

윤혜숙사모(용인 다우리교회 임경근목사의 아내; ‘가정예배’카페에서)

 

2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네덜란드에 먼저 와 계시던 선배유학생(목사님) 가정으로부터 중요한 충고를 들었다.

 

그 댁은 목사님 대신 사모님이 운전을 하는데, 어느 주일 아침, 예배 시작 시각에 거의 맞추어 교회당에 도착했단다. 사모님은 주차를 하시고, 아이들과 목사님은 먼저 교회로 들어갔단다. 헐레벌떡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사모님이 안 나타나시더란다. 예배는 시작되었고,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고 설교가 시작되었는데도 사모님이 안 들어오셨단다. '무슨 일일까? 왜 안 들어올까?' 가족들은 연신 뒤쪽을 기웃거리며 불안하게 예배를 드렸단다.

 

한편, 주차하러 주차장으로 가셨던 사모님께서는 급히 차를 세우고 교회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세상에, 교회당 문이 잠겨서 열리지 않더란다. 예배가 시작된 것은 분명한데 (찬양 소리가 나니까) 예배당에 들어가고 싶은데 아무리 밀고 당겨도 문이 열리지 않으니 들어갈 수가 없었단다. 지각한 체면에 문 열어달라고 소리치거나 문을 쾅쾅 두드릴 용기도 없었단다. 태어나 처음 당하는 난감한 순간이었단다. 교회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다니...

 

열리지 않는 문고리를 잡은 채 문 넘어 저쪽에서 들리는 우렁찬 찬양 소리를 들으며, 순간 그 사모님은 엄청난 공포감에 휩싸였단다. “내가 이렇게 살다가 나중에 주님이 오실 때, 천국 문이 내 앞에서 닫히는 꼴을 당하면 어떡하나!” 난감함을 넘어 두려움에 휩싸인 채, 사모님은 차로 돌아와 예배에 늦은 것과 기타 여러 잘못들을 회개하며 가족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단다.

 

예배가 끝난 후 가족들이 주차장 차 앞에서 상봉하게 되었는데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사모님은 오히려 차분한데, 그 사모님께 천국문으로 비쳐졌던 교회 문을 통과하여 들어가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렸던 목사님과 아이들은 지옥에 앉아 있는 듯한 고통을 경험했단다. 예배 후에 아내 얼굴을 어찌 대할까? 예배 마치고 엄마 얼굴을 어찌 대할까? 이제 우리는 죽었구나 하는 걱정으로 설교도 안 들리고 죽을 맛이었단다.

 

그 분들은 네덜란드에서 유학생활을 막 시작하는 우리에게 자신들의 경험담을 들려주시며 네덜란드 유학생 생활수칙 제1, “예배 시각에 절대로 늦지 마라! 네덜란드교회는 예배가 시작되면 문을 잠근다”를 알려 주셨다. 서양 사회가 시간개념이 철저한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 말을 듣고 살펴보니 네덜란드 개혁교회 교인들은 대부분 예배가 시작되기 15분전에서 5분전 사이에 교회당에 도착해 조용히 예배가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한국에 있는 대부분 교인들이 예배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몰려들어오기 시작해 (소위) 대표기도가 끝날 때쯤에야 정돈이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배가 시작되기 직전에 교회 문을 잠그지 않아서 그럴까?

 

한국에서 어떤 교회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초행이고 손님으로 방문한 예배였기에 일찍 서둘러서 예배시작 10분 전에 도착했는데 놀랍게도 교회가 거의 차 있었다. 교인들이 거의 대부분 도착해 차분히 예배를 준비하고 있었다. 첫 느낌은 ‘한국에도 이렇게 예배 시각에 맞춰 잘 모이는 교인들이 있구나.’ 였고 이어 ‘아~이 분들은 정말 예배를 귀하게 여기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연유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좋은 교회, 바른 교회’의 기준에는 예배 전에 교인들이 교회당에 도착하느냐, 예배가 시작된 후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교인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이 교인들이 예배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그리고 진심으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를 잘 하는지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말씀이 좋고, 구제를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실제적으로 교회구성원의 수준을 보여주어 좋은 교회임을 증명하는 요소라고 믿는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다우리교회는 어떨까?

 

덧붙이는 말: 네덜란드 개혁교회에 다니는 내내 나는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도 정말 예배 시작과 동시에 문을 걸어 잠그는지가 궁금했다. 예배가 시작된 후 교회당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그런 것도 같았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부러 예배 시각보다 늦게 교회에 도착했다가 문고리를 잡고 들여보내달라고 애걸할 배짱이 없었던 나는 교회를 다니는 내내 몸에 배인 습관을 넘어, 항상 일찍 일찍 교회당에 도착했다. 그러다 궁금증을 품은 지 2년쯤 되었을 때 둘째를 임신하고 입덧 때문에 예배 중에 교회당 밖으로 나왔던 적이 있다. 일단 예배를 드리던 본당문은 잘 열렸고 본당 밖 복도 저쪽 끝에 있는 교회당 바깥문도 잠겨있지 않았다. 그때 기분이 참 묘했다. 예배당 문을 안잠궈도 늦게 오는 사람이 없구나. 대단한 교인들이다. 아니 참 좋은 교인들이다.

 

초이의 변

* 이 글을 읽고 문득 ‘예배가 시작된 후 예배당 문을 닫는 일’은 일종의 성례전이라는 생각을 했다. 주님은 여러 차례 천국의 문은 닫힌 후에는 다시 열려지지 않을 것을 경고하셨다(25:10-12,13:25-27)

 

나는 오랫동안 성도들에게 ‘우리는 일주일의 육일동안 힘써 주일을 준비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주의 날(the Lord's day)’은 우리가 예배로 모이는 주일( 1:10, 고전16:2, 20:7)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님께서 이 세상을 심판하시기 위하여 다시 오시는 그 날을 지칭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날에 그 문에 이르지 아니한 자들은 문을 두드리며 열어주실 것을 요청하겠지만 주님의 답변은 너무나 분명하다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는 말씀이다.

 

기억하라! 주일은 예배를 위한 회집을 하는 날이다. 하나님을 만나는 큰 날이다. 아버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날이다. 예배를 준비하라. 예배에 늦지 말라. 문이 닫히고 난 후에는 들어갈 수 없고, 주의 음성을 들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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