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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 목사의 면직과 관련하여 우리 교회가 내린 결정
최성림 2014-07-30 추천 1 댓글 0 조회 190

개혁주의 교회 <3>

고재수 : 화란 개혁교회의 교육 선교사로 파송되어 고신 대학에서 조직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 목사의 면직과 관련하여 우리 교회가 내린 결정

 

필자는, 화란 개혁교회를 동요시켰고 교인들 사이에서 많이 토론된 문제 가운데 하나로 어느 목사의 면직사건을 소개하려 한다. 이 일은 지난 호에서 말했던 문제와 마찬가지로 1987년의 총회에서 결정된 것이다. 이 두 가지 결정 사이의 유사점은 둘 다 교회관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사건은 지난번처럼 좋은 것이 아니다. 지난 호에 소개했던 소식은 화란 개혁교회가 교회의 통일에 대하여 다른 교회와 토론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호에 소개하는 사건은 한 목사가 그의 교회관 때문에 면직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 목사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고교시절 같은 반이었고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후일 캄펀신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같은 학년이었고 공부하던 대부분의 기간을 그와 나는 같은 집에서 살았다. 이 때문에, 그 목사가 면직된 것이 옳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로서는 그 문제를 이야기하기란 여간 가슴아픈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생활에서는 좋은 일도 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음이 현실이 아닌가!

 
배경

 

그 목사로 인해 생겨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교회론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회는 신자의 것도 아니고, 목사의 것도 아니라 그리스도의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그의 값진 피를 흘려 단지 구원받을 개인을 사신 것만으로는 완전한 구원사역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스도는 이 개인들을 백성으로 모으고 계신다. 성경은 그것을 양무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믿는 자를 모으려고 하신다. 바로 이것이 교회이다. 즉 교회는 그리스도가 모아 주시는 사람들의 모임인 것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것이라면 결정권은 역시 그리스도에게 있다. 지난 번 글에서 토론된 교회의 일치 문제도 그렇다. 교회들이 교리에 있어서 일치한다면 그리스도는 그 교회들이 하나 되기를 원하신다. 때문에 그리스도를 순종하면서 교인들은 이 세상에서 그들과 같은 믿음을 가진 교회와 하나가 되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교회의 통일 문제가 아니라 신자 개인은 어느 교회의 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많은 수의 교단이 있다. 한국에도 많고, 화란에도 그렇다. 화란에도 신교 교단이 200개 이상이라고 한다. 이 때 신자는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교회를 다녀서는 안 된다.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교회에 다니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교회는 동일한 물건을 파는 상점과 다를 바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상점의 단골손님이 될 수 있다. 손님의 경우 한 사람은 물건의 질은 좀 떨어지더라도 싼 것을 사고 싶어 할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값은 비싸더라도 꼭 좋은 물건을 사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상점 주인이 친구이기 때문에 그의 상점을 이용하고자 한다. 교회를 상점처럼 생각한다면 어떤 교회에서 은혜의 선물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그 교회를 다니는 이유가 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비록 그 교회에 헌금을 많이 내어야 하지만 교회의 프로그램이 좋고 목사가 자주 심방해 주기 때문에 그 교회를 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교회란 은혜의 선물을 파는 상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란 바로 그리스도가 모아 주시는 백성이다. 이 때문에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가 원하시는 그 교회의 교인이 되어야 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어떤 교회의 교인이 되는 것조차도 그리스도를 순종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규칙은 화란의 고백서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되고 있다. '모두가 교회의 통일성을 보존하면서 교회에 참여하고 결합해야 한다.' (Belgic Confession XXXVIII)

 

그렇다면 다른 교단의 교인은 어떤가? 같은 고백서가 그 문제도 다루고 있다.

 

'이러므로 그 교회에서 자신을 분리시키거나 참여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다.' 이 문장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이 고백서가 참된 교회의 영역밖에도 신자가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께 모이지 않는 자가 다 불신자인 것이 아니라, 순종하지 않는 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목사의 견해

 

그 목사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가 늘 주장하는 것은 참된 교회에 속하는 자는 참으로 교인으로서 살아야만 한다면서 그들은 주일날 교회가 모일 때 집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꼭 교회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그는 그들이 참된 교회의 교인이라는 사실은 그들이 항상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옳고 또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때 나오지 않는 자와 다른 교회에 다니는 자는 어떻게 되는가하는 질문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그 목사는 그 질문에 대답하기를 원치 않았다. 사실 그는 우리가 그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장하기를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신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들이 참된 신자라면 그리스도는 그들도 참된 교회에 모이도록 하실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동안에 우리는 그들이 신자임을 말할 수 없다. 또 그들이 다른 교회의 교인이 된 동안에 그리스도가 약속하신 은혜에도 참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는 한 그리스도가 은혜의 선물을 오직 교회에서만 나누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의 견해는 앞에 인용한 고백서의 내용과 분명히 다르지만 그 목사는 고백서의 표현을 자기 생각에 맞추어 설명했다. 그는 계속하기를 그리스도가 명하시는 교회밖에도 신자가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들을 신자라고 부르는 것도 잘못이라는 것이었다.

 

커져가는 문제들

 

이 목사가 시무하던 교회는 목사가 설교 및 가르침에서 고백서를 떠나고 있음을 느꼈다. 당회에서 장로들은 목사의 견해를 물었고, 그 견해에 반대했으며, 마침내 목사와 장로 사이에 분쟁이 생겼다.

 

그때 당회는 목사에게 그의 견해를 설명하는 진술서를 요구했다. 즉 목사는 자기의 사상이 성경에서 나오고 고백서와 맞는 것임을 증명해야 했다.

 

화란 개혁교회에서는 당회가 목사에게 그런 진술서를 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모든 목사는 목사가 될 때 다음의 내용을 약속해야 한다. '당회, 노회, 총회가 충분한 이유가 있어 교리의 통일과 순결을 지키기 위하여 이 교리 중 한 부분에 있어서 우리의 견해에 대한 우리의 설명을 요구할 경우에는 우리는 항상 기꺼이 그것을 하겠다.' (한국 교회에도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모든 목사는 그가 당회, 노회 혹은 총회로부터 요구받을 때 견해를 설명하기로 약속했다. 물론 목사 자신은 그런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회나 노회나 총회가 그런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목사는 자기 생각으로 필요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진술서를 써야 한다.

 

하지만 이 목사는 진술서를 쓰지 않았다. 그 목사의 생각으로는 그가 고백의 내용이 아닌, 고백서의 의미에 대한 당회의 견해를 반대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진술서를 쓰는 대신 자신의 사상을 공적으로 어떤 책에다 기술하였다. 그 결과 이 목사는 1984년 봄에 시무정지를 당하였다.

 

1984년 총회

 

1984년의 총회에서는 그 동안 많이 복잡해진 이 문제를 토론하였다. 총회는 그 목사에게 자기 견해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제 그 목사는 말로 또는 글로 자기 견해를 옹호했다.

 

그러나 총회는 그 목사의 견해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 교리적 문제에 대해 총회는 큰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거기에는 신자가 교회를 떠나는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구약의 예로서 총회는 유다(38), 나오미와 그의 가정(1)을 지적했다. 또 여로보암 왕이 하나님을 섬기기 위하여 벧엘과 단에서 신당을 세우고 (왕상12)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이 아닌 거기로 갔을 때, 이 섬김이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이 아닌 고로 죄였지만, 그것이 이 모든 사람이 불신자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하나님의 예언자들은 수십 년 동안 그 사람들로 하여금 회개하도록 명령한 것을 지적하였다.

 

신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순절 날에 유대인의 회당 옆에 기독교 교회도 있었다. 그때 사도들은 회당에 속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도록 전했다(3:19이하), 또 로마에서 교회가 시작된 후에도 바울은 거기에 있는 유대인들을 불신자로 대우하지 않았다(28:17이하). 이런 식으로 참된 교회밖에 있는 사람도 신자일 수 있다는 것 등을 예를 들어 총회는 그 목사를 설득하려고 애를 썼다.

 

1987년의 총회

   

불행하게도 그 목사는 이러한 총회의 설명을 듣기를 거부했다. 그는 계속 자신의 주장을 담은 책을 썼는데 항상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결국 당회는 노회의 허락을 받아 자기의 목사를 면직시켰다.

 

하지만 그 교회에는 그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목사가 면직된 후 그들은 따로 모였고 그 목사를 계속 자기들의 목사로 인정했다.

 

그 지교회는 분열되었지만 화란에서 이 때문에 분열된 다른 교회는 없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그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음 총회에 1984년 총회의 결정을 취소하라는 편지를 썼다. 그 결과로 1987년의 총회는 다시 이 문제를 연구하고 판결해야 했다.

 

총회는 그 일을 간단히 처리하지 않았다. 닷새 동안 총회는 그 문제를 토론했고, 그 전에 총회 위원들을 이 문제에 대한 140 페이지의 보고서를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문제점 즉 교회헌법에 속하는 문제점과 교리적인 문제점들이 재론되었다.

 

결정은 1987년의 총회가 1984년에 내린 총회의 결정이 교리에 대한 옳은 결정이었다고 확정한 것이었다. 몇 가지 점에서 이전 1984년 총회의 표현들이 고쳐졌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것이었다. 이처럼 긍정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평가

 

이상의 내용이 좋은 이야기가 아님을 필자는 알고 있다. 하지만 교회생활이란 그렇다. 항상 좋은 것만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화란 교회도 마찬가지인데 그 교회가 이상적인 교회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를 제한시키는 견해에 대항하여 교회의 교리를 올바르게 옹호하였다.

 

총회는 이 문제를 연구하고 결정하면서 두 가지를 다시 깨달았다. 1) 신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있는 교회라기보다 교회를 선택할 때도 그리스도를 순종해야 한다. 2) 사람이 무슨 이유 때문에 이 점에서 그리스도를 순종하지 않을 때 그 결과로 바로 불신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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