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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파의 주일성수(화란개혁교회의 주일성수) 변종길 교수
최성림 2014-08-04 추천 2 댓글 0 조회 321

구라파의 주일성수

                        변 종 길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신약학)

 

기독교 복음을 먼저 받아들인 구라파에서는 주일을 어떻게 지키는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신앙생활을 한 그들이 주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또 주일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몇 가지 어려움이 따르는데,

첫째는 구라파라고 할 때 수많은 나라가 있으며 각 나라마다 교회가 다르며 신앙이 다르고 따라서 주일에 대한 견해와 관습도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 마디로 묶어서 말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둘째로는 현재의 구라파는 이제 더 이상 기독교 국가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차 대전 이후의 세속화 과정은 계속 진행되어서 70년대 들어와서 교회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었으며, 80년대에 와서는 “탈교회화”, “후기기독교시대”, “신일식(神日蝕) 현상” 등의 소리가 드높더니, 90년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은 그런 소리들도 진부한 것이 되어버리고 완전히 탈기독교시대로 접어든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종교개혁의 신앙 유산과 전통을 아직도 많이 간직하고 있는 화란 개혁교회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화란에서는 주일 날에는 모두 다 쉰다.

교회 다니는 사람, 안 다니는 사람 할 것 없이 다 쉰다.

그래서 주일이 되면 온 사방이 조용하다.

평일에도 소란스러운 것이 별로 없고 조용하지만, 주일이 되면 온 세상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왜냐하면 주일에는 모든 상점이 다 문을 닫기 때문이다.

소위 주일영업금지법이 제정되어 있어서 주일에는 상점이 문을 열 수 없다.

물론 여행객들을 위해 스낵 바 같은 것은 주일에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여기서는 간단한 빵 종류와 음료수 정도만 판매하는데, 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간혹 들락거린다.

주일 날 이런 곳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눈길을 받게 된다.

그리고 주일 날 영업하는 곳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중국 음식점이다.

중국 사람들은 화란 정부도 어쩔 수 없었는지, 1 365일 내내 영업하도록 내버려둔다.

그 외에도 병원이나 버스, 철도 같은 “불가피한” 기관에는 제한적인 인원이 봉사를 한다.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주일에는 모든 사람이 다 쉬기 때문에 조용하기 그지없다.

이런 현상은 이웃 독일도 마찬가지이며, 카톨릭 국가인 벨기에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모든 구라파 국가가 일종의 주일영업금지법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주일에는 쉬는데, 이 점이 바로 아직도 구라파가 기독교 문화의 유산을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따라서 주일 아침에 길에 간간이 다니는 차량들, 떼지어 몰려가는 자전거 행렬들, 그리고 햇볕 쬐는 날에는 유유히 걸어가는 사람들의 행렬은 거의 다 교회로 가는 사람들이다.

교회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늦잠을 자거나, 아니면 금요일 저녁 또는 토요일에 벌써 야외로 빠져 나가버리고 없다.

따라서 주일 날 교회로 가서 예배드리고 나오면 마치 온 동네가 다 하나님을 섬기는 평화로운 마을인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실은 요즈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으나, 상점이 다 문을 닫아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주일 날 예배는 두 번 드린다.

오전 예배와 오후 또는 저녁 예배를 드리는데, 그 시간은 개 교회의 형편에 따라서 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오전 예배 시작은 10시 전후, 오후 예배 시작은 5시 전후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화란 개혁교회 성도들은 주일 예배 두 번은 꼭 지킨다.

요즘 자유화된 교단에서는 오후 예배뿐만 아니라 오전 예배 출석도 흔들리고 있지만, 보수 신앙을 지키는 교단의 성도들은 주일 예배 두 번 참석하는 것을 필수적 의무로 생각한다.

따라서 주일 오전 예배와 오후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의 수가 거의 같다.

설교자도 설교 준비를 오전 예배나 오후 예배나 똑같은 비중을 두고 하며, 예배 순서도 오전이나 오후나 비슷하다.

그리고 주일학교나 학생회 같은 것이 없다는 것도 우리와 다른 점이다.

자녀들의 신앙교육은 매일 각 가정에서 부모들이 하며, 또 기독교 학교를 세워서 학교에서 가르친다.

중학생이 되면 교회에서 목사님에게서 매 주일 주중에 한 시간씩 교리학습 6,7년간 받는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신앙고백’(입교)하고 성찬식에 참여할 수 있으니, 신앙교육이 매우 엄격한 편이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이들은 이런 딱딱한 것들을 싫어하고 있어 각 교회들마다 젊은이들 문제로 상당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개혁교회 성도들은 주일 날 두 번의 예배를 드리고 난 후에는 무엇을 하는가?

이것이 궁금할 것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주일 날 “안식”하며 조용히 “즐긴다”.

주일 날에는 두 번의 예배 외에는 아무런 회의도 없고 모임도 없다

(당회와 제직회는 대개 월요일 저녁에 모인다).

그러니 예배 마치고 나면 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이 때 친구들이나, 학생들을 자기 집으로 초청해서 함께 차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예배 마치고 나서 교회당 앞에서 가볍게 “너(희들), 나와 함께 커피 마시러 갈래? 이렇게 물으면, 상대방은 별다른 약속이 없는 이상 “좋다. 그래 가자” 그런다.

그러면 우르르 몰려가서 바하의 음악을 틀어놓고서 함께 커피를 마시며 재미있는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것이 바로 개혁교회 성도들의 주일을 누리는 멋이요 즐거움이다.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가족끼리 가벼운 게임을 하거나 또는 가벼운 책을 읽으며 보낸다.

물론 이 책은 학교 공부와는 관계없는 책이다.

주일 날 공부하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필자가 7년간 개혁교회에 다니며 살펴보았지만 주일 날 공부하는 학생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들은 주일 날 진정으로 안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주일 개념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계명,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제 4 계명을 실제 생활 가운데서 지켜야 한다는 신앙에서 나온 것이었다.

신앙이란 ‘주관적인 감정이나 편협한 ‘내적 확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 가운데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순종해야 한다는 성경적 신앙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들은 구원받았다고 해서 하나님의 계명, 율법을 무시하지 않는다.

율법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삶의 표준으로서 여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율법, 그 중에서도 특히 십계명을 소중히 여기고 실제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십계명을 유대주의적 의미로, 또는 율법적으로 지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이해하고 적용하면서, 구원받은 성도들을 위한 감사의 규칙으로 즐거이 지키고, 또한 누리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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