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개혁교회의 첫 예배와 유아세례
글쓴이: 이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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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좀 먼 거리여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그곳의 한 성도님이 태워주셔서 갈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고 상상하기 힘든 게 하나 있는데 국가에서 만들어 준 연합 교회 '건물'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그래서 오전 9시와 오후 2시 반에는 개혁교회가 예배를 드리고 그 사이는 다른 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어찌보면 교회라는 것이 건물 중심이 아닌 성도 중심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게 더 피부로 와 닿지 않을까 생각들었다.
성도들은 약 5~60명 정도였고 역시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예배를 드렸고(오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우리나라 성약교회에 방문했을 때에도 느꼈던 것인데 단 한 명의 아이도 떠들거나 장난치지 않고 부모 옆에서 비록 졸거나 조금은 지루해 할지라도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오전 예배는 목사님의 간단한 인사와 함께 시작되었고 예배의 절반 정도가 말씀이었는데 좀 길게 느껴질 정도로의 시간이기도 했다. 시편찬송을 굉장히 많이 불렸고 기도는 모두 목사님이 하시는데 내가 느끼기엔 10분 이상 기도하셨던 것 같다. 오전예배는 모세가 아론에게 했던 축복으로 마쳤다.
예배가 10시 반 정도에 마치고 나서 2시 반까지 약 4시간 반이 남아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분명 그 시간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채우려고 두통이 났겠지만 그 모든 시간을 각자의 집에서 식사를 하러 가거나 몇몇 집으로 가서 식사를 하러 갔고 나는 내 또래 애들과 목사님 댁으로 가서 놀고 먹고 얘기를 하면서 보내게 되었다. 전혀 그 남는 시간을 무엇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던 것 같았다.
오후 2시 반에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설교를 했고 니케아 신경을 읽었으며 역시 시편 찬송을 많이 불렀다. 알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오후 예배시간에 졸지 않기 위해서 사탕을 먹는 전통이 있는데 여기도 그랬다. 나는 옆에 있던 친구가 주길래 아무렇지 않게 받아먹긴 했는데 독특한 거 같다. 물론 이런 전통은 받아드리기 나름이다.
좋았던 것은 유아 세례를 볼 수 있었는데 유아 세례를 마치고 (아 참, 유아세례 후 목사님의 아이에 대한 기도는 체감 시간으로 10~20분쯤 되는 것 같았다.) 찬송 부르고 바로 예배를 마쳤는데 (이번에는 바울의 축복으로......, 근데 전혀 장황하지 않고 말씀 그대로만 성도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보고 성도들은 그 손을 보면서......, 이것은 하늘에서 축복이 그 손을 통해 내려오는 것을 눈으로 보는 의미가 있다).
모든 성도들이 돌아가면서 그 부모와 아이에게 축하와 축복을 하였다. 평소에는 그렇게 오후 예배까지 드리고 나면 바로 집으로 헤어지는 것 같았는데 이런 유아세례가 있는 날은 좀 특별히 그 부모가 마련한 간단한 간식과 함께 교제를 나누었다. 일종의 세례에 대한 파티인 셈이다. 이게 전부이다. 군더더기 없이 두 번 의 예배로 끝이 나고 교회는 한명 한명의 성도로 나눠져 세상으로 파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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