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개혁주의 혼인예식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다고 하여 간단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엄밀하게 말해서 혼인예식은 예배(Ecclesiastical worship)가 아닙니다. 카톨릭과 달리 우리는 혼인을 성례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당회가 소집하게 되지만(헌법 참조), 혼인 예식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2. 개혁주의 혼인관에 대해서는 제가 도서소개란에 소개한 "이혼"을 참조하십시오.
3. 신자의 혼인식인 경우 교회당에서 예식을 치루는 것을 장려하지만 (실질적으로 교회에서 대부분 이루어짐) 필수적인 조건은 아닙니다. 혼인은 창조질서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언약으로서 동일한 효과를 가집니다.
4. 먼저, 혼인예식 날짜가 정해지면, 그 전 주에 "혼례식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예식이 이루어질 것"을 공포합니다--한국교회의 경우 보통 예식직전에 합니다.
5. 혼인은 카톨릭과 같이 "성례"도 아니고 일반 사람의 "계약"도 아니고 "언약"으로 보기 때문에 참석자들은 언약에 대한 증거자로 참석하게 됩니다. 즉 그들은 증인으로서 세상 어느 누구 앞에서도 그 신랑 신부, 두 사람이 언약으로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목숨을 걸고 증거하여할 의무가 있습니다.--참고로 보수적인 개혁교단의 경우, 이혼의 경우도 이 언약을 깨뜨릴 수 없으며 따라서 사별의 경우가 아닌한 재혼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6. 제가 참석한 혼인식의 경우 매우 질서있고, 아주 간단하고 품위가 있는 혼인식이었습니다.
* 특별히 예식 중에 회중 찬송을 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신부입장시 "결혼행진곡" 대신 바하의 "예수는 우리의 기쁨"을 연주하였습니다. 참고로 그 유명한 "결혼 행진곡"은 개혁주의 혼례식에 사용되기 부적당한 곡입니다.
* 신랑 신부가 입장하는 것은 우리와 동일하지만 여러 들러리(아주 멋있게 단장한)가 옆에 서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혼인예식에 대한 규정은 "시와 찬미"의 제일 뒷부분에 나와있습니다.
* 순서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모인 목적의 공포: 1) 하나님의 뜻, 2) 교회의 번성, 3) 국가와 사회의 질서(이 부분이 아주 특이 하군요. 혼인을 국가와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2. 예식을 위한 기도 (간단함)
3. 부모로부터 떠남: 이것은 선택 사양입니다. 부모들에게 이들의 떠남을 축복하겠느냐는 물음이지요.
4. 혼인의 의미에 대한 설명
주로 혼인에 대한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데, 1) 혼인은 창조질서에 속하는 것 2) 둘이 하나게 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이라는 사실 3)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상징이라는 것 4) 남편과 아내가 어떻게 서로 섬겨야 할 것인가 5) 혼인에 닥칠 지 모르는 어려움
5. 목사는 의미를 설명한 다음, 여기에 대해서 동의하는 지 묻는다. (declaration of intent)
6. 혼인 서약의 교환. 인상적인 것은 신랑, 신부는 서로 마주보고 서게 되고 미리 외워둔 서약을 가지고 서로에게 서약을 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목사가 묻고 당사자가 예만 하고 만다. 서약을 목사에게 하는 인상을 주는데, 이 경우는 언약의 당사자가 신랑 신부 두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7. 혼인 서약은 당사자가 말한다는 것 말고 내용은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여기에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라는 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언약으로서의 혼인은 생명의 언약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나는 나의 신부를 이혼할 때까지만 언약을 지키겠다든가, 아니면 신부가 다른 남자와 음행을 하지 않고 나에게 신실한 한에서만 언약을 지키겠다든가, 아니면 신부가 몸 건강하고 정신이 온전할 때까지만 언약을 지키겠다는 것이 아님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언약은 조건(상대방의 신실함)을 요구하지만, 언약이 성사된 이후에는 조건이 붙지 않는다. 즉 언약은 일단 성립되고 나면 상대방의 태도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8. 반지의 교환--한국은 시계와 반지를 사용하는데 이곳에서는 둘다 반지를 사용함
9. 혼인의 선언. 혼인의 선언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포된다.
10. 서로 돕겠다는 약속--선택
목사가 질문하면 당사자는 예라고 답한다.
11. 목사의 메시지--간단함; 5-10분 정도의 분량이다.
12.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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