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교회사랑성경연구모임]이 발간하는 격월간지 [산위의 동네] 5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
말씀의 터 위에 든든히 서가는 교회
1. 태 동
우리 교회는 지난 1997년 1월 예장(고신) 해운삼일교회의 김영규 장로 외 8명과 예장(고신) 동온천교회 고일웅 집사 외 3명이 모여 「참된 개혁주의 교회의 건설을 목표로 설립한 교회」입니다.
교회는 먼저 [진지한 말씀의 강단 구축]을 위해 당시 동상중앙교회 강도사로 있던 저를 담임교역자로 초빙하여 회집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설립한 해 [권징의 올바른 시행]을 위하여 대한예수교 장로회(고신) 중부산노회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회에서 파송한 당회장 목사를 통해 [성례의 시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997년 10월 정기노회를 기해 동래언약교회는 연약하나마 공적으로 교회 3대 표지인 [말씀과 성례와 권징을 갖춘 교회]가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교회를 설립하고 올바로 세워 가는 일이 그리 순적하지는 않았습니다. 교회 내적으로 교회의 설립이념을 잘 알지 못한 체 인간적인 관계로 함께 설립에 참여했던 몇몇 성도들로 인해 예배의 질서나 성경공부의 내용들에 대해 불평과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주변교회의 동료목회자들로부터 예배당 건물도 마련하지 않고 설립하면 성장이 힘들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개혁주의교회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근심 어린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안으로는 교회설립의 이념에서 흔들림이 없도록 성도들을 교육을 통해 굳게 세워가고, 또 밖으로는 [개혁주의 신앙전통의 파수]라는 고신교회의 신앙 모토를 앞세워 개혁주의 교회건설의 힘겨움을 염려하는 목회자들을 설득시켰습니다.
그리고 개혁주의 교회를 더 알게 하고, 또 더 많은 사람들이 개혁교회 건설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리교회와 현 [교회사랑성경연구모임]의 회원들 중 몇몇 목회자들이 협력하여 당시 고려신학대학원의 원장이셨던 허순길 교수를 모시고 [개혁교회 알아가기 모임]을 하였습니다.
2. 시련과 긍휼
교회설립 3년이 되는 1999년 온 나라를 강타했던 IMF가 터지면서 교회가 작은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교회 성원 중 사업을 하던 2가정이 부도를 맞고, 2가정이 유학으로 인해 교회를 떠났습니다. 또 교회가 어려워지자 설립이념을 이해하지 못했던 몇몇 가정이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교회를 떠났습니다. 순식간에 성도 수가 절반으로 줄고, 예배처소로 사용하던 사택이 경매에 넘어가고, 사택구입을 위하여 대출한 돈은 고스란히 빚이 되어, 재정적으로도 최악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공공연히 "이제 우리 교회 문 닫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교회 밖에서 동료 목회자들이 "최목사! 이제 포기하고 다른 교회 부목으로 가라"며 걱정해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온 교회가 참 많이 고통스럽고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우리 교회가 나아가고 있는 길이 바른 길인가? 또 교회가 정말 바르게 자라가고 있었던 것인가?"를 되돌아보는 시기였습니다. 많이 기도하고, 많이 약속의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지금도 함께 밤새워 교회를 생각하며 기도하였던 김영규, 박종순, 김경이, 한동은, 박정훈, 김애정 성도등의 아름다운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한순간도 '교회를 세우며, 지키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주의 긍휼을 바라며 지냈던 시절'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에 유학간 고일웅 성도의 가정이 보내온 편지에서"저희가 동래언약교회에서 Christian Mind를 배웠다면 이곳(미주 합동측교회)에서는 Christian Heart를 배운다"고 쓴 그 한 마디를 읽고, 그 동안 제 자신이 얼마나 교만했고, 어리석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성도들에게 'Christian Mind'를 강조했지만 'Christian Heart'를 상실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3개월여를 기도시간마다 회개하며 울어야 했습니다.
한 날 새벽에 기도를 마치고 방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기도 중에 한 지인(후배)이 생각나는데, 그 이에게 한 번 물어볼까요?"하며 오전에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뜻밖에 아내의 후배는 자신도 '며칠 전부터 언니 생각이 났다'며 자신의 적금을 깨어 거액을 아무런 이자 없이 5년 동안 갚을 수 있도록 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사택이 경매된 후 급하게 들어갔던 홀의 주인(합동측 S교회 출석)이 "집을 갑자기 팔게 되었다"고 하면서 "집을 판 돈의 1/10을 동래언약교회를 위해 드리려고 작정했다"며 조건 없이 내어놓았습니다. 순식간에 부채를 갚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전적인 하나님의 도우심이며 회개한 교회를 위하여 선으로 행하신 하나님의 역사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여기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건물이 팔려 다른 예배처소를 찾아다니던 중에 40여평 되는 홀을 보고 건물관리인(불신자)에게 연락을 했는데 '예배당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 좀더 커야지"하면서 현재의 예배당인 73평의 홀을 40평 홀과 같은 금액에 내어주겠다는 것입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불신자를 통하여 교회를 도우시는 역사를 역력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교회 재정으로는 전세금을 줄만한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관리인이 요구하는 전세금의 절반밖에 없었습니다. 그림의 떡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때 다시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장로님(고신 D교회)께서 우리교회의 소식을 들었다면서 전세금의 부족한 부분을 6년 동안 적금형식으로 갚을 수 있도록 빌려 주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3. 회 복
1년여의 시련의 시기가 지나고 교회는 점차 회복되어졌습니다. 개혁주의교회를 찾던 젊은 청년들이 소개를 받아, 또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이들은 참으로 신실합니다. 말씀에 적극적으로 순종하려는 자세를 보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연약한 자들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은 교회이다 보니 사소한 갈등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교회됨을 무너뜨리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고 꾸짖고 바르게 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교리문답설교시간(오후예배)을 통해 '권징에 관한 설교'를 했는데 며칠 후 자신들의 죄를 자백하며 스스로 치리를 받겠다고 찾아온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회 앞에 권징이 시행될 때, 온 교회가 함께 울며 슬퍼하고, 위로하는 아름다운 역사가 있었습니다. 주의 말씀이 연약한 영혼들을 소생시키며, 교회에게 맡기신 천국의 열쇠가 이들을 죄에서 자유하게 하며 주의 나라의 안식을 누리게 한 것입니다.
목사안수를 받은 후(1999년) 5년 동안 「매월 마지막주일에 성찬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성찬 2주전부터 성찬을 공고하여 성찬에 자신을 살펴 나오도록 경고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4년) 9월 하나님의 약속과 약속의 표는 항상 함께 있다는 개혁주의신앙아래 11월부터 「매주일 성찬식」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성찬에 나아올 때에 초대교회와 개혁주의전통을 따라「성찬구제연보」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것을 우리에게 주시듯, 우리가 또한 우리의 이웃을 위하여 나누는 것입니다. 이 연보는 전액 구제를 위하여 사용합니다.
「시편찬송」은 주로 오후 예배 때 부릅니다. 오전 예배 때 자주 부르지 않는 이유는 혹 '다른 교회성도가 예배에 나왔다가 찬송을 부르는 시간에 제외되어지지 않도록 배려함'입니다.
오후예배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교리문답을 중심으로 「교리문답설교」를 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구원의 도리와 성도의 마땅히 행할 바를 설교하고 있습니다.
오후예배전 「교리문답공부」를 합니다. 우리교회가 고백하는 신앙고백을 바르게 알므로 여하한 시험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도가 되어져 가는 것입니다.
「수요기도회」는 목사가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 말씀을 함께 상고하고, 기도제목을 나누어 진행합니다.
매년 4월 경동노회 샘터교회(강현복 목사), 경남중부노회 파서교회(권기현 목사-현,원태은 목사)와 함께 모이는 「3교회 연합예배」는 교회연합의 바른 방향을 나타내려는 노력입니다.
* 3교회 연합예배 기념사진(2006년)
구속절기에 드려지는 헌금은 목적을 가지고 드리고 있습니다. 곧 부활주일과 감사주일 헌금은 「구제를 위한 헌금」으로 드립니다. 그리고 성탄주일과 성령강림주일 헌금은 「목사후보생을 위한 장학헌금」으로 드립니다. 이를 통해 교회가 목사후보생의 양육을 책임지는 복을 온 교회가 누리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세속적인 눈으로 볼 때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결코 작은 교회라 여겨지지 않습니다. 직분자들과 성도들이 주의 말씀을 사모할 뿐 아니라 그 앞에 두려워 떠는 중심이 있습니다. 주의 임하심을 기다리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연약한 자들을 돌아보려는 사랑이 넘치는 교회입니다. 죄가 용인되지 않도록 항상 깨어있기를 기도하는 교회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연령층이 다양하지 못합니다. 복음전도의 열심이 부족합니다. 직업이 다양하여 주일 외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적고, 이로 인해 교제의 부족을 많이 느낍니다. 목사의 여러 가지 부족한 모습 때문에 늘 성도들이 목사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이미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친히 당신이 세우시기도 하시고 닫으시기도 하신다는 놀라운 사실을 경험한 교회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부족한 것들을 통해서도 그분의 나라를 굳게 하실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래언약교회의 담임으로서 저는 이 교회를 오직 주와 주의 말씀에 의탁할 뿐입니다. 그때 온 교회와 성원이 주의 피흘려 사신 교회를 사랑하며 주의 뜻을 좇아 섬기기를 다할 것입니다.
"지금 내가 너희를 주와 주의 그 은혜의 말씀께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너희를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케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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