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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아는데, 그들은 모른다
방성용 2016-06-09 추천 0 댓글 0 조회 439

평소 시간이 나면 작업실에 내려가 사색을 즐기거나 목공 작업을 한다.

 

사색을 즐길 때는 되도록이면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를 손수 내려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 번거로움 마저 귀찮지 않을만큼 

 

커피를 내리면서 얻는 나름의 이득이 제법 솔솔하다.

 

 

목공 작업을 할때에는 되도록이면 라디오(cbs-102.9) 를 켜고 작업을 하는데

 

라디오를 들으면서 가끔 생각지도 못한 노래가 나오는 날이면 하고 있는 작업이 힘들지 않을만큼

 

라디오를 들으면서 얻는 나름의 정서적 위로가 제법 솔솔하다.

 

그러나 가끔 라디오를 들으며 받았던 정서적 위로를 불식간에 배신감을 가지는 

 

오히려 정서적 위협과 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여느때와 같이 열심히 라디오를 들으면서 오늘 오후에 해야 할 목공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설교 방송에는 대형교회(?)의 유명목사(님)의 대중을 사로잡는 유머스러움과

 

찢어질 듯한 설교가 나오고 있었는가 보다. 

 

관심도 없었는데다가 해야 할 작업이 있어 순서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내 귀는 자꾸 왜 그렇게도 그 설교에

 

열리고 있었는지 듣지 말아야 할 설교(?)를 듣고 말았다. 

 

그 설교(?)를 듣고 난 후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해야 할 작업에 대한 미련도 사라져 버리고 혼자 실실 웃기도 하고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나름 다스리고 있는데, 마침 친한 형님이 볼일이 있어 작업실로 왔다.

 

설교 방송을 듣고 있는 나를 보고는 "어이고 방선생님은 또 무슨 설교를 들으시나?"라고 비아냥 거렸다.

 

그 비아냥이 싫은 건지, 그 설교에 대한 공분인지 '이 시간대가 설교를 하는 시간'이라며 

 

얼버무리고, 하던 목공 작업을 계속 진행하였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뜬금 없이 "요즘 설교는(그의 말로 정확히 표현하면 '장로교 설교'는) 불교와 다를게

 

없네"라고 하며 독백을 내뱉으며 자기가 가야 할 발걸음을 옮기는게 아닌가!!

 

순간, 나의 마음을 들킨 것처럼 그 말 하나가 나의 마음을 뒤집어 버렸다.

 

급히 가던 발걸음을 붙잡아 "어떤 점에서 불교와 같게 느껴졌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가 난처할 정도로

 

집요하게 물어보았고, 대답을 들은 나는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것 처럼 제자리에 굳고 말았다. 

 

이유인 즉, 그 설교에 대하여 정확하게 짚어내었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선 그 설교를 들은 성도들이 '아멘'으로 화답하고 동시에 '그'는 그것이 왜 불교와 다를바가 없는지 정확하게

 

짚어낸 그 상황에서 나는 좀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급히 이 자리를 뜨고 가는 '그'를 배웅하며 '그럼에도 이러이러하니까 꼭 교회에 가보시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상하리만큼 씁쓸한 상황에서 

 

'불신자인 그들도 아는데 성도인 그들은 왜 모를까?'라는 생각을 가지며 다시 한번

 

내가 감당 해야 할 사명과 사역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받은 정서적 위협과 폭력을 치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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